드디어 오늘이다! 1학기 때 지원했던 수업에 똑! 떨어지고 나서야 더 애가 달았다. 2학기 당첨 소식을 받고 주간학습안내를 작성하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 미리 준비된 교구가 학교로 배송되고, 사전 설문지가 안내되고, 교육 전부터 체계적이고 꼼꼼한 안내를 살펴보며 1학기에 떨어진 이유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 보통이 아니다.
연구실에서 처음 뵌 강사님의 모습에서 이 프로그램의 명확한 컨셉을 알 수 있었다. 여행과 같은 수업. 마치 바티칸 공인 가이드처럼 전문가의 식견을 갖춘 것은 물론 무조건 따라가게 되는 리더십까지 우릴 이끌어 디지털 세상으로 떠나게 해주셨다. 아이들의 마음을 홀린 귀여운 캐릭터와 그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알아보는 디지털 세상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 알찬 수업내용 못지않게 교구 구성 또한 야무지다. 그 어느하나 소홀함 없이 여럿이 공들여 제작하였음을 알 수 있는 수업 구성품이었다. 나의 교생시절 대표수업을 준비하며 밤을 새우던 어느 날을 회상하며, 우리 반 아이들이 여권에 도장을 받기 위해 눈을 반짝이며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겹쳐보니, 꼭 이 모습을 사디세에 전해야만 한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여러분이 준비해주신 한 세트의 수업이 이렇게 빛나고 있노라고.
다음에도 가능할까? 한번 겪어보니, 다음이 더욱 아득해진 수업이었다. 어느 날 선물처럼 다가온 여행과 같은 수업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비밀의 상자를 열겠다는 목적으로 하늘하늘 고사리 같은 우리 아이들 손길이 야무지게 변하던 이 날을 떠올리고자 여행일기를 적어보았다. 무사히 디지털 세상의 탐험을 마친 아이들에게 주어진 비밀의 상자처럼 나에게도 비밀의 상자가 주어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