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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은 디지털 세상

학교교육 활동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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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은 디지털 세상

2026-09-29

학교
  • 공덕초등학교
교육일시
  • 2026-09-29 10:30
학급
  • 6학년  1반
참여자
  • 10명   
제목
  • AI로 만든 것도, 남의 생각도 소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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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이좋은 디지털 세상’ 교육은 아이들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를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디지털 세상은 친구와 대화하고, 영상을 보고, 궁금한 것을 찾아보는 일상의 공간입니다. 이제는 AI가 글과 그림까지 만들어 주는 모습도 낯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교육에서 더 중요하게 느껴진 것은 새로운 기능을 알려 주는 일보다, 아이들이 그 공간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할지 함께 생각해 보는 일이었습니다.
교육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아이들이 디지털 자료를 대할 때 느끼는 ‘쉬움’이었습니다. 검색하면 바로 보이고, 누르면 저장되고, 몇 마디만 입력하면 AI가 새로운 결과물을 보여 줍니다. 이 편리함 속에서는 화면에 나타난 그림이나 글에도 그것을 만든 사람의 시간과 생각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기 쉽습니다. 이번 교육은 바로 그 지점에서 멈춰 서게 했습니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자료인가?’라는 질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것은 누가 만들었을까?’, ‘내가 만든 것을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가져가면 어떨까?’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변화는 아이들이 저작권을 단순히 “하면 안 되는 일을 알려 주는 규칙”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남의 그림이나 글을 쓸 때 지켜야 하는 약속으로 이해하던 아이들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이 공들여 만든 작품도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실과 연결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작권이라는 말이 생활과 떨어진 어려운 용어에서 서로의 노력을 존중하는 약속으로 다가오는 과정이 뜻깊었습니다.
AI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도 중요했습니다. 아이들에게 AI는 놀랍고 재미있는 도구입니다. 원하는 내용을 입력했을 때 빠르게 결과가 나오는 경험은 그 자체로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이번 교육에서는 결과물이 멋지게 나왔는지만 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고 설명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AI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 태도, 결과가 자신의 의도와 맞는지 살펴보는 태도,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창작물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태도가 함께 이야기되었습니다. 아이들이 AI를 무조건 믿거나 막연히 경계하기보다, 스스로 판단하며 사용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넓혀 간 점이 반가웠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남은 것은 ‘내 것’에 대한 관심이 ‘남의 것’에 대한 배려로 이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것을 누군가 허락 없이 가져가거나 자기 것처럼 소개한다면 속상할 것이라는 점을 쉽게 이해합니다. 그 마음을 다른 창작자에게도 적용해 보는 순간, 교육의 주제는 훨씬 깊어졌습니다. 출처를 살피고, 사용해도 되는지 확인하고, 도움을 받은 부분은 솔직하게 밝히는 행동이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상대의 생각과 노력을 인정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의 경험과 표현 방식은 조금씩 달랐지만, 자신의 생활을 떠올리며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은 같았습니다. 어떤 아이에게는 친구의 그림을 공유하는 일이 떠올랐을 것이고 어떤 아이에게는 발표 자료에 넣을 사진이나 영상이, 또 다른 아이에게는 AI로 만든 그림이나 글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이처럼 저작권 교육이 실제 생활 장면과 만났을 때 아이들은 정답을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에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저 역시 디지털 시민성 교육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은 금지야”라는 말만 반복하는 수업이 아닐 것입니다. 왜 조심해야 하는지, 누구의 마음과 권리가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하고, 편리한 도구를 사용하면서도 스스로 멈춰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수업이 필요합니다. AI 시대에는 기술이 계속 달라질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과 노력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이 만든 결과물에 책임을 지는 태도는 오래 남습니다.
이 교육만으로 아이들의 모든 행동이 곧바로 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자료와 AI 결과물을 대하는 질문이 달라지는 출발점은 분명히 만들 수 있었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것을 곧바로 가져다 쓰기 전에 한 번 더 살피는 아이, 자신의 작품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친구의 작품도 존중하는 아이, AI의 도움을 받더라도 자신의 생각과 책임을 놓지 않는 아이. 이번 교육을 마치며 제가 기대하게 된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사이좋은 디지털 세상’은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아이들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서로의 생각을 인정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 담긴 노력까지 헤아리며, 새로운 기술 앞에서도 배려와 책임을 잊지 않는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 갑니다. 이번 교육은 그 가능성을 교실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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